게임 콘텐츠란 게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게임사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유저들의 일종의 줄다리기와도 같다고 본다. 즉, 게임 장벽이 너무 높아서 현질 유도가 심하면 유저가 떠날 것이고, 반대로 게임이 쉽고 보상도 많으면 유저는 좋지만 게임사는 돈을 벌지 못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 원작 IP(지적 재산권)로 만든 <나혼렙 어라이즈>는 요즘 흔한 부분 유료화 모바일 게임의 성격이 강하다. 글쓴이는 원작 애니메이션 스토리가 좋아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무과금으로 플레이하면서 원작 스토리를 다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진행 던전마다 차이는 있지만, 성진우나 다른 헌터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 역시 재미있는 경험이다. 게임 내 보상과 레벨 업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무과금 유저라도 충분히 기본 스토리를 끝까지 가거나 다른 던전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게임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무료로 이런 게임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아서 게임에 대한 애착은 잘 생기지 않는다. 아래부터 주관적으로 무엇이 아쉬운지 총 7개 항목으로 정리했는데 게임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참고 후 플레이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
1. 게임의 과금 구조
BM은 Business Model의 약자이며 해당 게임이 어떤 BM을 채용했느냐는 즉 어떤 과금 방식인지 설명하는 방식이다.
나혼렙 게임에서 현금으로 구매하는 재화는 다이아가 있는데 이걸로 게임 내 골드나 스킬 룬 랜덤 상자, 스킬 주문서, 마나석, 마정석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게임 시스템상 재화 소비가 많아서 웬만큼 지르지 않는 이상 현질한 티도 나지 않을 것이다. 예로 위의 37,000원 스킬 룬 엘리트 팩 구성품에는 150,000 골드가 있는데 헌터/아티팩트 레벨 업 몇 번이면 금방 사라질 금액이다. 그 외에도 패키지 같은 구매 상품 종류도 많아서 왠지 BM이 복잡한 느낌이다.
2. 게이트 소탕 시스템
나혼렙 원작에서 게이트는 도시에 랜덤으로 나타나는 마수 던전인데, 그냥 두면 던전 브레이크 후 마물이 도시에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헌터들은 자신의 레벨에 맞는 게이트를 공략해야 하고 이것은 원작 스토리의 큰 축을 담당한다.
과연 게임에서는 게이트를 어떻게 구현할까 생각했는데 결론은 수동 + 자동 반반 사냥 시스템이다. 물론 클리어 후 여러 아이템과 골드, 계정 경험치를 얻는 건 좋지만, 소탕권의 존재는 원작 내용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느낌이 든다.
게임에는 통상 S~D 랭크 게이트가 나오고 가끔 '레드 게이트', '던전 브레이크', '스페셜 게이트' 정도로 조정된다. 하지만 약간의 보상 차이를 빼면 플레이의 큰 차별점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서 원작의 긴장감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
그저 보상과 계정 경험치를 얻으려고 게임 접속 시 의무적으로 클리어하는데, 시간이 아까워서 사냥도 스킵해 주는 소탕권을 사용하고 있다. D 랭크가 뜨든 S 랭크 던전 브레이크가 뜨든 어떠한 감흥도 없다. 게이트를 안 깨도 마수가 마을에 몰려나올 일도 없고 어떠한 페널티를 받지도 않아서 게임이 재미없다고 느낀다.
참고로 A등급 이상 게이트는 월 9,900을 결제해야 특급 소탕이 가능한 시스템인데.. 왠지 한숨이 나오는 시스템이다. 저걸 결제해서 A나 S 랭크를 소탕해도 게이트 클리어가 재미없는 건 변하지 않는다.
3. 강제 애니메이션 연출 시청
게임에는 헌터/몬스터마다 지정된 애니메이션이 있다.
- 헌터 : 사냥 시작/궁극기 사용/던전 클리어
- 몬스터 : 등장할 때
메인 챕터나 여타 콘텐츠를 진행할 때 위의 조건이 맞으면 어김없이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즉 던전 사냥을 시작/클리어할 때 헌터 연출이 나오고 던전 보스가 나올 때는 보스의 연출이 나온다.
문제는 봤던 애니메이션 연출을 끝도 없이 계속 봐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연출은 신선하기도 하고 처음 다루는 헌터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만, 게임을 접지 않는 이상 같은 연출 장면을 수십 수백 번을 강제로 봐야 해서 대단히 피곤하고 시간도 아깝다.
게임 내 도전과제(클리어 후 보상 제공)를 보면 계정 레벨에 맞게 인스턴트/폐쇄 던전 n번 클리어하는 조건이 있다. 인스턴트를 10번 클리어한다고 했을 때 던전 시작 후 헌터 연출 10번 + 보스 등장 연출 10번 + 클리어 헌터 연출 10번 = 총 30번의 애니메이션을 봐야 한다.
클리어 연출은 그래도 이해하겠는데 왜 액션 게임이 더 스피드하지 못하고 매번 애니메이션 강제 시청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on/off 선택 옵션을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아직 소식은 없다.
4. 헌터 뽑기와 진화 시스템
게임을 시작하면 기본으로 성진우를 제공하고 나머지 헌터는 유저가 커스텀/픽업 모집으로 뽑아야 한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유진호나 이주희 같은 헌터를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 뽑기를 통해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헌터는 한 번 뽑는다고 끝이 아니다. 처음 획득한 헌터는 이후 10번 더 뽑아서 진화해야 숨은 능력이 개방되면서 더 강해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진화 5성까지는 헌터마다 숨은 능력이 해방되고, 이후 초월 단계(6~10)부터는 헌터 공통으로 체력/방어력/공격력이 높아진다. 참, 무기도 11번 초월 진화가 있다.
결국 다른 유저보다 강해지려면 최대한 같은 헌터를 11번은 뽑아줘야 한다는 뜻인데, 무과금 플레이만으로 SSR 헌터를 11번 뽑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로 보면 될 것이다.
나혼렙 원작의 헌터들은 마수를 물리치는 숭고한 전사들인데 어째 게임으로 나왔더니 사행성 가챠의 대상이 되어 버린 모습이 무척 아쉽다.
5. 골드 재화 소모량
나혼렙 어라이즈 게임의 또 다른 문제라면 게임 플레이에 너무나도 많은 골드를 요구한다는 점에 있다. 지금 계정은 81 레벨(105 만렙)을 찍었는데, 모집으로 뽑아 놓고 레벨 업할 골드가 부족해서 방치 중인 헌터가 적지 않다.
키우는 헌터는 15기 정도 되는데 1 레벨씩만 올려도 드는 돈이 부담이라 계정을 쥐어짠다고 해도 될 것 같다.
골드가 드는 것은 헌터 레벨 업뿐만이 아니라 아티팩트/무기/스킬/코어 강화나 아이템 제작과 합성 등 무척 많아서 골드는 늘 모자라고 그 모습은 마치 피에 굶주려 있는 흡혈귀와 비슷하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게임 출시 1주년 이벤트는 풍성한가
여느 게임이 그렇듯이 나혼렙 어라이즈도 이달 초 출시 1주년을 맞아 기념 업데이트를 하면서 각종 재화 보상을 뿌리고 있다.먼저 메인 업데이트 내용은 SSR 순백의 검희 차해인 출시와 신규 스
blog.sunghunleelab.com
최근 1주년 업데이트와 각종 이벤트 재화로 얻은 골드만 1,500만 이상은 되는데 벌써 다 쓰고 1/10 정도만 남았다. 무슨 골드로 도박하는 것도 아니고(그런 시스템도 없다) 순수하게 헌터 레벨 업이나 장비 강화에만 사용했는데 천만 골드는 우습게 거덜 난다.
6. 답이 없는 그림자 병사
나혼렙의 그림자 병사는 원작에서 성진우가 시스템의 히든 클래스인 그림자 군주로 전직하면서 얻게 되는 강력한 아군으로 등장 비중도 크다. 게임 속 그림자 병사는 3D 모델링과 캐릭터 움직임은 상당히 잘 디자인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원작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우선 병사들에게는 일반 - 정예 - 기사 - 정예기사 - 장군의 5개 진급 단계가 있는데 게임 플레이로 '그림자의 흔적'을 모아서 따로 업그레이드하는 시스템이다. (업그레이드 시 스킬 단계적으로 개방)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제주도 레이드 개미왕 베르는 첫 획득 후 원작처럼 장군이 아니라 일반 레벨부터 시작한다. 즉 게임에서는 원작 속 그림자 병사간 강함의 차이도 없이 일괄적으로 일반 레벨부터 시작해야 한다.
레벨 업 시스템은 그렇다 쳐도 던전에서 소환했을 때가 답이 없다고 느낀다. 원작에서 성진우는 병사를 대규모 부대로 소환하지만, 게임에서는 고작 몇 기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체력이 닳으면 사라져 버리는데 유저의 마나가 충분해도 다음 쿨타임까지 소환하지도 못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반 던전에서 몬스터 소환 필드를 하나씩 건너갈 때 그림자 병사들이 절대로 따라오지 않는 점이다. 안 그래도 그림자마다 HP가 닳거나 쿨타임이 다 하면 소멸하는데 필드를 넘어갈 때 아예 버리고 와야 한다.
그래서 나혼렙 어라이즈 그림자 병사는 보통 보스 브레이크 아머를 깨고 딜 타임 때 소환하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보면 되겠다. 그림자가 부대도 아닌 몇 기인데 소환 시간에도 제한이 있고 플레이어를 따라오지도 않는 건 게임의 재미를 심각하게 반감시킨다고 본다.
7. 조악한 게임 시스템
훌륭한 원작 만화 내용에도 불구하고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게임의 게임성은 상당히 조악한 곳이 많다고 느낀다. 게임은 3인칭 액션 RPG를 표방하고 있고 올해 안에 STEAM에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코웃음이 나오는 웃기는 이야기로 들린다.
스팀에서 비슷한 류의 액션 RPG를 검색해 보면 당장 검은 신화 오공이나 다크 소울, 엘든 링, 위쳐 같은 명작이 널려 있다. 그런데 나혼렙 어라이즈는 당장 BM이나 헌터 가챠는 논외로 하더라도(조정을 한다고는 한다) 게임 자체의 플레이 폭이 좁고 자유도가 떨어진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이 게임에는 점프 기능이 없다. 뭐?! 싶겠지만 모든 캐릭터는 지상에 붙어서 움직여야 한다. 언덕을 오를 수도 없고 어디 구석의 구조물에 숨어서 이동하는 것도 막혀 있다. 그래서 위 화면에서 돌 위에 올라가 있는 몬스터도 공격할 수 없는 장식용과도 같다. (심지어 자세도 Ctrl+C, V)
한편 게임에는 메인 스토리의 일반/하드 버전과 헌터로만 메인을 진행하는 리버스 일반/하드 모드가 있다. 똑같은 스토리를 반복해야 하지만, 그래도 깨면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어서 유용한 면은 있다.
여기서 문제는 하드 모드를 진행할 때 어떤 긴장감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등장하는 몬스터의 HP나 방어, 공격력은 약간 높아지지만, 신선한 느낌은 전혀 없다. 그래서 위 화면처럼 똑같은 맵의 똑같은 몬스터에게 방어막이나 색깔 추가만 했다고 보면 된다.
뭔가 히든 보상을 얻거나 완전히 새로운 몬스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보니 게임도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게임이 재미없는 또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때리고 부수는 성격이 많기 때문이다. 예로 위는 시련의 전장 30단계인데 무슨 퍼즐을 푸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변 크리스탈을 하나씩 박살 낸 다음에 가운데 비석을 깨면 끝이다. 게임 속 많은 콘텐츠가 대개 이런 식이라고 보면 된다.
유저가 받는 퀘스트 역시 여타 RPG 게임처럼 마을 NPC에게 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내용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강자가 되기 위한 길이나 도전과제를 열고 의미 없는 헌터/아티팩트 레벨 업이나 던전 클리어를 하고 보상을 받으면 끝이다.
게임 내 콘텐츠 가짓수가 적은 건 아닌데 이걸 마냥 좋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 이유는 단순 보상을 주는 곳도 있지만, 혼돈의 전장(보석)이나 광휘의 공방(코어)처럼 헌터 스펙업을 위해 돌아야 하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게임은 현금 결제를 하거나 의무 던전을 꼬박 돌아서 재화를 얻고 강해지는 Pay to Win 성격에 가까워 보인다. 전체 게임 맥락에서 보면 RPG 장르에서 볼 수 있는 퀘스트 해결이나 NPC와의 상호작용, 히든 스토리나 루트 공략 같은 재미는 찾을 수 없다.
그나마 헌터마다 고유의 스토리를 볼 수 있는 '헌터 기록실'이 있기는 한데 다른 콘텐츠보다 존재감은 미약하다.
결론을 지으면 나혼렙 원작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라이즈 게임도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다만 그렇더라도 여타 유명 액션 RPG 같은 방대한 스토리/퀘스트나 캐릭터 플레이의 자유도는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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